"1년치 월세 미리 내라"…제주도에 무슨 일이 2026 / 02 / 09 [오전 8: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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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맺어진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 이상이 월세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주도에선 월세 비중이 80%를 넘어섰습니다. 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전·월세 계약 건수는 모두 25만609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월세가 17만1557건, 전세가 8만4536건으로 월세 비중은 66.99%에 달합니다.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도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전·월세 계약이 3046건 맺어졌고 이 가운데 2580건이 월세였습니다. 전세는 466건에 그쳤습니다. 제주도의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주도가 관광특화지역이라는 점입니다. 과거보다는 인기가 식긴 했지만, 여전히 제주도엔 '한 달 살이' 등 단기간 머무는 것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수요가 많습니다. 이들은 제주 외곽 지역에 있는 집을 중심으로 '월세'를 택합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연구원은 "제주도는 아무래도 관광특구이기 때문에 한 달 살이 등 단기적인 수요가 많다"고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제주도가 '영어교육의 메카'라는 점도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주 서귀포시에는 영어교육도시를 중심으로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등 국제학교가 있습니다. 학교 인근에 있는 아파트나 타운하우스는 학교를 보내기 위한 이들이 이른바 제주에만 있다는 '연세'(월세 12개월치)를 내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학교를 보내기 위해 내려오는 집들은 보통 연세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을 사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연세를 내며 거주한다"고 했습니다. 제주시를 제외하고 △울산 76.42% △충남 73.03% △전북 71.56% 등도 10건 중 7건 이상은 월세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도 △ 경북 69.53% △대전 69.33% △서울 68.85% △대구 68.7% △충북 68.44% △부산 67.5% △강원 67.08% 등이 전국 평균(66.99%)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전남은 월세 비중이 49.3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서 계속돼 왔지만 최근 들어 더 빨라진 것은 정부 시각이 바뀐 영향이 큽니다. 지난해 정부는 "전세 제도가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면서 시장 개편에 나섰습니다. 시장 환경이 바뀐 점도 월세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과거 고금리 시절엔 목돈을 받아 투자할 유인이 컸지만,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목돈을 받기보다는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을 받는 게 집주인 입장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됐습니다.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습니다. 2020년부터 시행 중인 임대차법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있는데 기존엔 2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했지만, 이 법이 도입된 이후 4년에 한 번씩 전세 재계약 기간이 돌아오면서 시장에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게 됐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점도 월세를 가속하는 원인입니다. 세입자가 있으면 집을 팔기 어렵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한다는 전언입니다. 또 정부가 전세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실수요자가 오히려 월세를 먼저 찾는 상황도 있습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정부 기조나 대책 등을 살펴보면 향후엔 전세가 점점 사라지고 월세가 늘어나는 식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면서 "월세가 시장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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