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LED 라이트를 장착하고, 특수 코팅된 야간용 자전거 고글을 착용했다. 불빛 없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앞을 볼 수 있었다. 한낮의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네온사인들이 만드는 빛의 향연이 스포츠 고글에 반사되어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차들의 헤드라이트가 지나갈 때마다 그림자가 춤추듯 움직였다. 밤이라 차도 적어 더 자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24시간 카페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시의 밤은 결코 잠들지 않았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달리기 시작했다. 한강변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는 마치 은하수처럼 반짝였다.
밤 라이딩의 매력은 고요함에 있었다. 낮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도시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깊어가는 밤, 나는 계속해서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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